투병일지

1차 싸이톡산을 맞은 후..

병원에출근부있는환자 2022. 9. 5. 20:29

집에 돌아온 첫날

새벽 4시에 좀비처럼 일어나

화장실로 기어서 간 후

변기 뚜껑을 열지도 못하고

화장실 바닥에

전날 먹은 모든 것을 다 토했습니다.

너무 어지러워서 토사물이

튀기지않은 화장실 바닥에

누워버렸습니다.

한숨을 쉬기도 전에

다시 구토가 시작되었습니다.

너무 처참했습니다.

몸이 땅속을 가라앉는 것 같고

그와중에 세상은 빙빙돌고

속은 울렁거리다

못해 찢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샤워를 대충한 후 난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응급실에 데려다 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새벽5시에 응급실에 도착했습니다.

기록을 보시더니 바로 구토방지제를

연결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구통방지제를 맞는 와중에도

구토를 연신 했습니다.

간호사선생님에게 너무 미안했습니다.

너무추워서 이불을 덮고 있었는데

시트며,이불이며

위액으로 범벅이 되었습니다.

죄송해 하는 저에게 괜찮다며

곧 효과가 있을거라고

다독여 주셨지만..

새로 깔아준 시트며 이불에 또 연신

위액을 쏟아내고 있었습니다.

이미 먹은 것은 예전에 모두 토하고..

이제는 위액같은 물만

연신 쏟아냈습니다.

쏟아낼것이 없는데도

헛구역질은 계속되었습니다.

 

수액을 맞은지 한 1시간쯤 지나자

그제서야 구토가 멈췄습니다.

진짜 기절하듯 잠들어버렸습니다.

응급실에서 바로

입원실에 옮겨진 후

10시간은 시체처럼 잤습니다.

눈을 뜨고 나니...

하루가 기억에서 삭제된 느낌이었고

보조배드에는 두끼의 식판이 놓여져있고

두통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아이들이 걱정되었습니다.

내가 화장실에 쓰러진 모습을 보고

큰아이가 울었던 기억이

얼핏 생각이 났기 때문입니다.

전화를 해서

아들과 딸과 통화를 했습니다.

다행히 괜찮은 목소리여서

안심이 되었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큰아이는 그때 내모습에

트라우마가 생겼습니다. ㅠ ㅠ)

'투병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위로를 받고, 알게 되다.  (0) 2022.09.08
2차 싸이톡산  (0) 2022.09.07
1차 싸이톡산  (0) 2022.09.04
이차성쇼그렌증후군, 면역억제치료  (0) 2022.09.03
이차성 쇼그렌 증후군.  (0) 2022.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