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일지

1차 싸이톡산

병원에출근부있는환자 2022. 9. 4. 13:21

원래는 암병동에서 진행이 되어야한다고

그런데 1인실에 있으니

그냥 진행한다고 하셨습니다.

알고보니 독감에도 걸려서...

전염성때문에

1인실로 옮겨졌습니다.

폐가 너무 아픈나머지

독감이 진행되고 있었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24시간 일정량을

투여해야 되기 때문에

수액 폴대에 커다란

기계가 부착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기존에 수액에 #구토방지제까지

추가 되었습니다.

 

한나절은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저녁이후 속이 스물스물

안좋아 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잠을 자고 싶었는데....잠이 안와서...

책을 읽었지만...

활자가 전혀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살짝 잠들었지만...

멀미가 시작되는 느낌에 깨고

자고 깨고를 반복하다가

간호사선생님에게

지금의 상황을 이야기 했더니..

앰플로 투여되었던 구토방지제를

조그만 수액으로 따로 가져오셔서

연결해 주셨습니다.

 

그렇게 24시간을 맞고

커다란 기계는 떼어졌고

계속해서 진통제와

구토방지제를 하루 더 맞고

난 퇴원하게 되었습니다.

왼쪽팔에 주렁주렁 달려있던

약들을 빼니

정말 살 것 같았습니다.

자유가 새삼스럽게 ㅠ ㅠ

느껴졌습니다.

 

퇴원하고 친정으로 가니 유치원생 아들과

4살 딸은 자연인이

되어 있었습니다. ^^

아들은 런닝에 팬티만 입고 입에는

마른오징어 다리 하나를

질겅질겅 씹으며 책을 보고 있고...

딸아이는 얼굴에 김치양념을

한가득묻히며 고구마를 먹고 있었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같이 살면

어떻게 되는지 확실히 알았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집에 오니

할 일이 산더미 였습니다.

한달을 집을 비웠더니...

냉장고에 음식들은 모두 버려야 될 것 같고

널어 두었던 빨래들은

고체가 되어있는 느낌이고...

할일이 태산같은 상황에 ㅠ ㅠ

 

지금같으면 시간제 도우미하시는

분에게 도움을 청했을 텐데...

그때는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요..

미련하게..아픈 몸을 질질 끌며 집을 정리하고

저녁을 해먹고 잠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