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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싸이톡산 투여 후

병원에출근부있는환자 2022. 9. 7. 21:32

2차까지 싸이톡산 투여 후

내 폐을 괴롭히던 백혈구들이 죽어가니..

폐가 굳어지는 것이 멈추어졌다.

효과가 빨리 나타났다.

다행이었다

 

하지만...그 외에 적혈구며, 혈소판이며

기타등등 다른 것도 죽이니...내몸은

만신창이가 되었다.

 

입이며 생식기며 헐 수 있는 곳은 다 헐은 것 같다.

머리카락은 2달 만에 30% 빠진 것 같고

눈썹도 듬성듬성해지고, 속눈썹도 많이 빠졌다.

속눈썹이 빠지니..땀이 눈에 들어가

결막염과 각막염이 걸리고,,

눈을 자꾸 비비니 각막에 상처가 많이 생겨

시력이 뿌옇게 되었다...

몸무게는 두 달 만에 5kg이 빠지고

너무 기력이 없어서..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찼다.

당연히 빈혈이 생기고, 나도 모르게 몸에 시퍼런

멍이 여기저기 생겼다.

피부는 건조해지기 시작했고

점만 2개 있던 얼굴에...기미기 생기기 시작했다.

소화불량과 설사는 아무리 약을 먹어도

나아질 기미가 없었다.

생리도 멈췄다.

그래도 폐가 굳어지는 것이 멈추었으니..

6개월이 지나면 다 좋아지겠지...했다.

 

하지만...내몸만 생각하다...놓쳐버린 것이 있었다.

바로 내 자식들이었다..어리디 어린...

 

2차 싸이톡산 투여를 위해 입원할 때

유치원생이었던 아들이 나랑 절대 떨어지지 않으려고

기를 썼다. 생떼라는 걸 모르는 아들이었는데

처음으로 떼를 쓰기 시작했다. 어찌할지 몰랐던 나는

시장 다녀올게거짓말을 하고 병원으로 가서 입원을 했다.

그날 저녁, 아들은 전화기에 대고 30분을 울면서 울분을 토해냈다.

두려움이었다..엄마를 다시 못 볼지도 모른다는...

 

하지만 암 병동 다인실에는 절대 아이들을 데리고 올 곳이 못 된다.

더구나 많이 아프신 분들만 계신 곳이라..절대 데리고 오면 안 된다.

아이를 겨우겨우 달래고, 다음에는 1인실로 잡아서 같이 입원하기로

약속을 했다. 아무리 어려도 거짓말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